젊은 여성이 가슴을 드러내고 거리를 활보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여성은 어떤 처벌을 받는 것일까.
사진에 따르면 상의를 입지 않은 여성이 최근 대구 수성구 시지동의 한 도로를 거닐었다.
사진을 보면 단발 여성이 상의로 보이는 옷을 왼쪽 손에 들고 핫팬츠 차림으로 거리를 걷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쫓기듯 뛰지 않고 유유자적하게 걷는 모습으로 미뤄 성범죄 피해 상황에서 도주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대프리카’를 소환하고 있다. 얼마나 더우면 여자가 웃통까지 벗었겠느냐는 우스개 섞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대구는 한국에서도 덥기로 유명한 도시다. 대프리카는 대구와 열대 아프리카를 합성한 신조어다.
거리에서 일반인 상식에 반하는 정도로 신체를 노출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 공공장소에서 노출하는 행위는 경범죄처벌법상 과다노출죄나 형법상 공연음란죄 둘 중 하나에 해당한다.
처벌 정도가 확연히 갈린다. 과다노출죄는 10만원 이내 벌금으로 처벌하고, 공연음란죄는 최대 징역 1년의 중죄로 간주한다.
과다노출 규정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수영복 차림이 자연스러운 장소인 워터파크에서 수영복을 입으면 괜찮지만 거리에서 수영복을 입고 활보하면 과다 노출로 처벌받을 수 있다.
지난해 서울 강남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오토바이를 운전한 남성과 비키니를 입고 동승한 여성(임그린)에게도 과다노출 혐의가 적용됐다.
문제는 예외가 있다는 점이다. 2018년 한 여성단체 회원들이 강남 한복판에서 상의를 모두 벗은 채 거리 시위를 벌인 적이 있다. 당시 경찰은 “불쾌감을 준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반면 지난해 4월 창원지법은 엉덩이를 드러내는 핫팬츠를 입고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구입한 남성에게 과다노출 혐의로 벌금 15만원을 선고했다.
과다노출 규정은 1970년대 미니스커트 길이를 단속하는 법적 근거로 만들어졌다. 2013년 개정 때 범칙금 5만원 부과가 가능해지면서 시스루 옷은 제재 대상에서 빠졌다. 과다노출에 대한 조항이 불분명해 논란이 확산하자 헌법재판소가 2016년 과다노출 규정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듬해인 2017년 ‘성기·엉덩이 등 주요부위 노출’로 규정이 구체화됐다.
공연음란죄는 공공연하게 음란한 행위를 하는 죄다. 처벌이 무거운 만큼 공연음란죄 적용은 까다롭다. 공연음란죄를 저지르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료 또는 과료(일정한 재산을 납부하게 하는 형사상 처벌)에 처해질 수 있다.
과다노출죄, 공연음란죄를 가르는 것은 '성적 흥분‘과 ’수치심‘이다. 노출 행위가 성적 흥분과 수치심을 유발하면 공연음란죄에 해당한다.
2004년 대법원은 싸운 뒤 상대방에게 항의하기 위해 엉덩이를 노출한 사람에 대해 “신체 노출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주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형법 제245조의 음란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